스포일러 주의! 레오폴드 3부작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다음 글을 읽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50 Clues는 Jeppe Norsker가 디자인한 게임 시리즈입니다.
이 게임의 스토리 라인에 다소 놀라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여기서는 왜 마리아가 게임 내에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야기해보는 자리를 가지려 합니다.
왜 가해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가?
제가 이 장르를 처음 파고 든 것은 몇 년 전, 덴마크어로 ‘50 Clues: 의식’(가제)이라는 좀 더 전통적인 형태의 범죄 퍼즐 게임을 디자인할 때입니다. 테스트 플레이 중 게임 디자이너 Jacob Jaskov (보드게임 Fog of Love의 디자이너)는 범인의 동기에 좀 더 개연성을 부여해 달라는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수사관의 입장에서 암호를 풀어나가는 것은 이제 정형화된 틀에 가깝습니다. 이에 대한 확실한 해결책은 시점을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가해자를 따라가며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아이디어의 시발점이었죠.
보여준다고 해서 모두 조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게임은 결코 폭력이나 살인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게임은 여러분들이 그간 여러 소설이나 영상 매체를 통해 접하셨을 허상의 연쇄 살인마를 묘사했습니다. ‘아메리칸 싸이코’, ‘개를 문 사나이’, ‘매니악’처럼 말이죠.
제겐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두 아이가 있습니다. 이 게임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은 모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만든 것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여러분이 느끼실 불편함은 다분히 의도적입니다. 레오폴드 3부작은 썩 유쾌한 방 탈출 게임은 아닙니다. 여러분은 가해자 역할을 맡게 되며, 여러분이 계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하며 퍼즐을 풀어나가는 한, 주인공의 행동을 멈출 수 없습니다. 어떤 선택으로도 결과를 바꾸지 못하는 능동적인 참여자가 되는 셈입니다. 50 Clues는 여러분에게 누군가를 죽이거나 살리는 선택지가 주어지는 상호작용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며 진행하는 고정된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임입니다.
이야기의 모든 전제는 주인공, 마리아가 자신만의 현실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녀는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한발 더 나아가 영혼이 시체에서 살아있는 사람 혹은 물체로 옮겨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심지어 누군가에게 더 많은 영혼을 모아 더 강한 힘을 얻을 수도 있죠. 그녀에게 있어서 지식이나 기억은 모두 일종의 환생에 가까운 개념입니다. 마리아는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자 중 하나인 레오폴드 2세가 바로 그런 일을 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막으려 했죠. 그리고 그 대가는 컸습니다. 영혼은 선하거나 악할 수 있는 존재로, 그녀는 선한 영혼을 충분히 모아 집중시켜야만 했습니다. 바로 강력한 힘을 가진 채 현생한 레오폴드와 맞서기 위해서 말입니다.
체험판: ‘육중한 여행 가방’
3부작이 시작되기 몇 년 전을 배경으로 하는 체험판 게임입니다. 게임은 마리아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레오폴드 왕’을 죽이고 그의 영혼을 어느 아이의 육신에 봉인한 후, 납 판과 은박지로 감싸 여행 가방에 싣습니다. 그리고는 인적 없는 숲에 이를 묻죠. 마리아에겐 안된 일이지만, 여성 경찰 수사관이 이 여행 가방을 찾아내 레오폴드의 영혼을 세상에 다시 풀어놓고 맙니다. 그 영혼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수사관의 아들에게 옮겨가죠. 마리아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죽은 자들의 펜듈럼’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마리아는 체포되기 전, 미리 예방 조치를 하고 탈출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복잡하게 암호화된 그 계획은 오직 그녀만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 병원에 갇힌 그녀는 대량의 약물을 투여받아 대부분의 세부 사항을 잊어버리고 맙니다. 이것이 이 이야기의 시발점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준비해 둔 계획을 찾아내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만 합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 ‘죽은 자들의 펜듈럼’
그녀의 첫 번째 목표는, 정신 병원을 탈출해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필요로 하는 ‘아들’을 찾고 자신의 힘을 키우는 것입니다. 아이는 그녀의 실제 자식이 아니었으며, 영혼의 힘을 모으기 위한 희생양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희생양은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게임은 안전 가옥에 몸을 숨긴 이들이 레오폴드 왕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의식을 행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 ‘하얀 잠’
하얀 잠은, 마리아가 선한 영혼의 힘을 자신에게 옮겨오기 위한 의식의 이름입니다. 의식은 오래된 소금 광산에서 행해지며, 알렉산더 외에도 그의 다른 ‘형제들’이 함께 합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의식을 준비하고 이를 실행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리아는 그 과정에서 도망가려는 알렉산더를 막아서게 됩니다. 이는 많은 플레이어에게 불편한 경험으로 남을 것입니다.
세 번째 에피소드: ‘레오폴드의 운명’
이제 레오폴드를 찾아 영원히 없앨 일만 남았습니다. 레오폴드의 영혼은 체험판 게임 '육중한 여행 가방'에 등장한 경찰 수사관의 아들에게 옮겨가 있었습니다. 3부작의 결말은 스웨덴에서 펼쳐지며, 마리아가 수사관의 아들을 찾아 나섭니다.